상인과 미술/양정무 지음/22,000원/사회평론

<상인과 미술>을 읽다 보니 불현듯 머릿속에 소설 책 제목 하나가 스쳐지나갔습니다.
 바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라는 소설입니다. <상인과 미술>에서 다루고 있는 회화혁명의 양상이 그 소설의 제목과 묘하게 겹쳐졌거든요.

 
 
'
엄청나게 많고, 믿을 수 없게 고급스러운' 르네상스 미술.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요?
르네상스 시대에 생산된 미
술작품은 다른 시대와 비교해보면 작품수가 너무 많고, 지나치게 호화스럽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상인과 미술>은 바로 이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르네상스를 다룬 책들은 많이 있지만 <상인과 미술>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르네상스를 다룹니다. 미술 작품이 가진 미적 가치를 탐구하는 대신 그 작품을 물질적 대상, 더 나아가 상품으로 상정하고 이를 소비하는 사회 메커니즘의 하나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작품의 예술적 가치에서 잠시 눈을 돌려 당시 사용했던 안료는 무엇이었는지, 왜 그것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작품을 구입했던 사람들의 신분은 어떠했는지 등등, 예술 이외의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자는 것이죠. 
  

대가들의 백스테이지를 훔쳐보다

화려한 의상의 모델들이 도도하게 워킹을 하는 런어웨이의 백스테이지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한번쯤은  "프로젝트 런어웨이"란 프로그램을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패션잡지사가 무대인 미드 "어글리 베티"에도 종종 패션쇼의 백스테이지가 등장하죠. 거기서 보이는 백스테이지는 화려한 런어웨이와는 거리가 멉니다. 아니, 완전 시장바닥이죠. 제 시간에 맞춰 옷을 만들기 위해서 고칠 부분을 이로 뜯는가 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길거리를 종횡무진 달리기도 하고, 옷을 입었다 벗었다 고쳤다 말았다하며 난리법석을 떠는데요, 한마디로 아비규환입니다.
 

중세 시장의 풍경


<상인과 미술>은 
고상하게만 보이는 미술 세계에도 이처럼 요란스러운 백스테이지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곳에서는 상인과 화가가 작품 가격을 두고 깎느니 못 깎느니 옥신각신 다투기도 하고, 구매자들이 직접 나서서 이 부분에는 꼭 값비싼 물감만을 사용하라며 요구하기도 합니다. 상인들은 이 와중에 사재기를 통해 작품을 비싸게 되팔기도 하고, 거래를 성사 또는 파기시키면서 미술 작품 생산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미술 작품이 재테크의 수단이었던 것이 요즘 세상일만은 아니었던 거죠. 

한편, 중세에 종교화가 크게 발달한 것도 다 나름의 백스테이지가 있습니다. 흑사병이라는 재앙이 온 유럽을 휩쓸자, 화려했던 부와 명예도 죽음 앞에 무기력해지고 말았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귀족과 거부들은  너도나도 수도원으로 달려가 거액을 기부하기 시작했죠.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사후 세계에서의 구원을 보장받고자 했던 그들의 욕망은 수도원의 재정을 넉넉하게 채워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결과로서 뜻하지 않게 기독교 미술이 크게 발전된 것입니다.

두 폭짜리 제단화/장 푸케/1452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작품도 사실은 거액의 기부로 그려진 두 폭짜리 제단화입니다. 왼쪽 그림에 손을 모으고 있는 인물이 바로 수도원에 거액을 기부한 주인공입니다. 이 작품이 그려진 목적은 "얘가 신앙이 깊어서 이렇게 많은 돈을 기부했으니 구원 좀 해주세요" 인 것이죠. 성스런 명화의 탄생 뒤에 세속적인 배경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상인과 미술>은 미술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르네상스가 막 꽃 피던 남부 유럽의 시대상을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줍니다. 그리고 미술이야말로 시대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척도가 되어왔음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회상을 통해 미술의 본질을 되묻다

이쯤에서 감히 예술 앞에서 물질을 논하는 게냐며 분노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인과 미술>이 미술을 철저히 상품으로만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가 간과해왔던 미술의 상품성을 짚어보며, 다양한 각도에서 미술의 총체적 의미를 짚어보자는 것입니다. 미술에 내포된 물질문화의 영향력을 강조한다고 해서 예술 작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공허하기만 한 말의 성찬에서 벗어나 작품의 제작 과정과 사회적 맥락을 확인하는 일이야말로 미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신의 사랑을 위하여/데미안 허스트/1999

뱅크시의 쥐/뱅크시


왼쪽 위의 해골은 꼭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소품 같지만 사실은 데미안 허스트란 영국 작가의 미술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입니다.  이 작품으로 데미안 허스트는 생존 작가 중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이전 최고가 역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었다죠). 얼마냐고요? 무려 1억 달러입니다. 정말 상상도 안되는 액수이지요.
 사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가격이 높은 이유를 예술적 측면에서만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현대 미술이 자본주의에서 자리잡은 위치와 비즈니스로서 미술 시장이 가지는 상품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만 1억 달러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 허스트의 작품이 시장이 요구하는 화제성, 파격성, 그리고 작품을 구매하는 부호들의 과시적 소비욕구 충족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고 있기에 가능했던 금액인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해골 옆에 있는 쥐 그림은 허스트와 여러 모로 대비되는 영국의 그래피티 화가 뱅크시의 작품입니다(네,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G20 홍보포스터에 그래피티를 했다가 국격을 훼손했다고 고소당한 문제의 그 쥐가 바로 뱅크시의 쥐입니다). 뱅크시는 경찰과 숨바꼭질을 하며 길거리에 그래피티를 하는 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은 게릴라 화가입니다. 허스트와 달리 뱅크시의 작품에는 가격도 없고 저작권도 없습니다. 그저 길거리에 그려놓기 때문이기도 하고, 뱅크시 스스로도 돈을 받고 팔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권위를 조롱하고 자본주의와 기성 권력에 대한 저항정신을 담은 그림이 유독 많습니다.

이 두 작품의 차이는 비단 가격만이 아닙니다.
사용하는 재료도 극명하게 갈립니다. 허스트가 실제 해골에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넣어 작품을 완성한 반면(허스트는 <상인과 미술>을 읽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미술이 가진 과시적 소비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죠!), 뱅크시는 길거리 어디에라도 그릴 수 있는, 그리고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렸습니다(언제든지 경찰을 피해 도망가기 쉬워야 하니까요).

두 화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대상은 단순히 개인 기호의 차이를 넘어선, 또 미술이라는 영역을 넘어선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작품 자체가 우리 시대가 가진 양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로 돈으로 못할 게 없는 화려한 소비의 시대와 그 이면에 소외받은 자들이죠. 허스트와 뱅크시의 두 그림 모두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결과물이자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보통 점잖지 못하다며 따지기를 꺼리는 예술품의 시장 가격, 사용 재료 등을 탐구해나가다 보면 궁극적으로 거대한 시대, 그 자체와 마주치게 됩니다.


시대의 눈으로 바라보기

<상인과 미술>에서는 이것을 "시대의 눈"이라고 부릅니다. 그림 한 장에 한 시대의 모습이 압축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인과 미술>에서는 미술작품을 천재적인 개인의 예술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인식과 사고, 사회구조와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시대의 결과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술작품의 물질적 토대를 강조하는 것 역시 이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미술은 사회를 반영하고 사회는 미술을 끌어안으면서 공명하며 변화해 가는 것이죠. 우리가 다빈치, 김홍도 같은 거장들을 통해 과거와 대화하듯 미래의 후손들도 우리 시대의 작품과 재료, 그 사회상을 함께 바라보며 우리를 좀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요?

결국 그림을 보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림을 통해 과거를 들여다보고 과거의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상인과 미술>의 주무대는 르네상스기 남부 유럽이라는 먼 옛날의 시공간이지만 그 영향력은 단순히 거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금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시대의 눈"을 제공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눈으로 작품을 바라
보고 계신가요?
그림 안에 넘실대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한 시대의 지식과 경험, 사람들의 감정을  <상인과 미술>을 통해서 "시대의 눈"으로 함께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글 | 교양학술팀 맛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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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살면서 미래를 보았던 거인 버트런드 러셀,
그 가장 짧은 지혜의 글들을 만나다

런던통신 1931-1935 (Mortals and Others)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14,800원

버트런드 러셀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번은견과 먹는 사람들의 모임명예 간사를 만난 적이 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녀가 소리쳤다. ‘폐병으로 온몸이 마비됐던 프라하 사람이 견과 식이요법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체코슬로바키아 헤비급 선수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는 얘기도 못 들어보셨단 말이에요?’ 나는 헤비급 챔피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항변하자 그녀는 시험 기간에 함부로 비프스테이크를 먹다가 1등을 놓친 사람들의 사례를 마구 퍼부어댔다. 나무에서 살던 우리 조상들은 나무 열매를 먹고 살아서 놀라운 수학 실력을 가질 수 있었나 보다.”


러셀이 정말 이런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그가 만들거나 과장한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 그렇다. 『런던통신 1931-1935』는 러셀의 이야기를, 그것도 매우 웃기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피아노 할부금을 내지 못할까봐 폭동을 일으킨 수병들, 아이들 급식으로 베이컨을 준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채식주의자 어머니, 정부에 반항하기 위해 휴가 때마다 위스키를 훔치는 병사, 피아노 세일즈맨에게 습격당한 어느 가장의 패배, 파산 위기에 빠졌지만 과자 만드는 요리사 세 명을 포기하지 못했던 귀족의 비스킷 사랑
……. 『런던통신 1931-1935』는 농담 또는 만담 같은 이런 이야기들을 경유해 러셀 특유의 비판적인 지혜에 도달한다.



암흑의 한가운데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런던통신 1931-1935』는 러셀이 1931년부터 1935년까지 미국 허스트 그룹 계열 신문들에 기고한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 1930년대 초반 러셀은 죽은 형을 대신해 세 명이나 되는 그의 전처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결국 실패로 끝난 실험학교를 경영하느라 살림이 매우 힘들었다. 그 때문에 원고료가 1년에 1,000파운드나 되었던 이 일자리가 매우 유용했는데, 4년 만에 연재가 끝난 것은 러셀이 휴가를 함께 보내자는 허스트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허스트는 영화 <시민 케인>의 모델이었던 전설적인 언론 재벌이다. 그는 아내였던 여배우 마리온 데이비스에게 선물로 사준 저택에서 찰리 채플린이나 더글러스 페어뱅크스 같은 유명인사들을 초대해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러셀이 직접 쓴 이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이런 사연으로 러셀은 자신의 저서 중에서 보기 드물게 대중적인 책을 남기게 되었다. 러셀은 자서전에서 실험학교의 실패와 두 번째 이혼 등을 겪었던 1930년대 초반이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했지만, 『런던통신 1931-1935』에는 그런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 글들에 그늘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곤란을 겪었던 개인적인 고난의 흔적이 아니라 그에게 파국을 예감하게 했던 시대가 남긴 흔적이었을 것이다. 1930년대는 대공황과 파시즘과 나치즘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러셀은 훗날 자서전에서 양차 대전 사이의 기간, 세계는 광기에 이끌렸다.”는 말로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권력을 장악했고 미국을 습격한 대공황이 유럽 전역으로 확장됐던 그 시대를 회고했다. 그 후 80년이 지났지만 그 시대의 어둠은 아직 걷히지 않았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아직도 누군가는 전쟁을 원하고, 누군가는 가난한 사람들이 계속 가난하기를 원하며, 누군가는 소수자들이 모든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변방에 머무르기를 원한다. 러셀은 때로는 논리학의 체계를 재정립한 학자다운 이성으로, 때로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운 필력으로, 그러한 불의의 핵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어둠을 넘어 자유와 정의와 평화의 빛으로 향하는 길을 발견한다.


그러나 러셀은 시대의 어둠만을 보지 않았다. 런던통신 1931~1935』는 답답한 마음에 바람처럼 불어오는 유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을 믿는 낙관과 희망이 가득한 책이다. 러셀은 핵전쟁을 피할 수 없으리라고 굳게 믿으면서도 사람들이 진정 원한다면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의 지혜는 단지 세상 뒷면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러셀의 지혜에는 그 진실을 목격하고도 세상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언젠가는 괜찮아질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는 길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안내하고 투덜거리는 이들의 등을 밀어 세상에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날마다 조금씩 즐거워지도록, 그리고 지혜로워지도록 

 

런던통신 1931~1935』는 러셀이 남긴 어떤 책보다도 쉽고 친근하고 유머 있는 책이다. 신문 칼럼인 탓에 네 쪽을 넘는 글이 거의 없는 이 책은 에세이별 분량도 적고 소재도 일상에서 찾은 것들이어서 러셀의 명성 때문에 오히려 부담을 느꼈던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러셀이 다룬 소재들은 우리 모두의 생활과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필요 없는 물건을 사라고 강요하는 판매원에게 시달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러셀은 우리는 사고 싶지 않았다」에서 휴가를 가는 대신 그랜드 피아노를 사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도에게 습격당한 가장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피아노를 놓을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지만 강도는 벽을 조금만 헐면 거실에 놓인 피아노의 꼬리가 멋진 침실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처량하면서도 웃긴 이야기의 결말은 생산과 소비의 관계가 역전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악순환을 향한 비판이다. 이런 글을 몇 편 읽다보면 러셀이 이 소소한 에피소드 끝에 어떤 사색을 남겨두었을지 호기심과 기대를 품게 된다.


이처럼 사소한 일상의 의문을 통해 가려진 세상의 진실을 드러내고 깊은 지혜를 전하는 러셀은 조롱 섞인 유머와 풍자의 대가이기도 했다. 러셀은 런던통신 1931~1935』에서 몇 번이나 미국의 거부 록펠러를 언급하지만 노동자를 착취하거나 경쟁자를 시장에서 축출하는 그의 경영 방식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는다. 대신 러셀은 독자로 하여금 그와 함께 웃는 사이에 스며들 듯 록펠러의 실체를 깨닫도록 만든다. “존 록펠러 씨는 재산이 얼마 없는 가정에서 자란 것을 자신에게 내려진 축복 중 하나로 꼽는다고 회고록에서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자기 자녀들은 이런 축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느라 애써왔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시대 많은 재벌들이 구사하는 화법이기도 하다.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책 한 권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단 한 마디의 말이면 충분한 사람도 있다. 러셀은 낭비와 우회가 필요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신문 칼럼에 들어갈 원고지 몇 장만으로도 전쟁에 열광하는 정치가들 때문에 대중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메시지를 민담처럼 재미있게 전할 수 있었다. 아마존의 어느 독자는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보다 좀 더 현명하고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서평을 남겼다. 그 평을 런던통신 1931~1935』의 에세이 하나하나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글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조금씩 더 현명하고 괜찮은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라고 말이다.

 


 글 | 교양학술팀 동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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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 유쾌하다?!

<유쾌한 감옥>.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은 결코 유쾌할 수 없는 감옥생활을 경쾌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유쾌한’ 수감생활의 주인공은 오로빈도 고슈입니다. 이름도 특이하죠? 인도 사람이랍니다.

듣도 보도 못한 이 사람이 감옥에서 1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하여 책으로 냈느냐 하면요. 우리가 인도의 독립운동에 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마하트마 간디일텐데요. 오로빈도는 간디보다 앞선 시대에 인도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사람으로 인도의 영적 지도자였습니다. 후에 간디의 비폭력평화주의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은 장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나라 조선시대 태종이 닦아놓은 나라의 기반 위에 세종이 그 꽃을 활짝 피우며 ‘세종대왕’이라는 칭호를 얻었듯이 말입니다.

독립 운동하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오로빈도 역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투옥됩니다. 오로빈도는 반영무장투쟁 그룹의 정신적 지도자였기 때문에 가장 무서운 형벌인 독방에 감금됩니다. 인도인이었지만 상류층에 속했던 오로빈도는 식민당국인 영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유학했고 케임브리지 대학 킹스 칼리지를 졸업한 인물이었습니다. 상류층의 특권을 누리며 편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으나 기꺼이 자신의 지성과 열정을 조국의 독립 운동에 바친 사람인데요.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었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지독한 독방생활을 견디기는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처절한 고통의 끝에 다다른 초월의 경지

먹을 수 없는 음식과 누울 수 없는 자리, 무엇보다 비좁은 공간에 홀로 갇혀 있어야 하는 고통에 오로빈도는 조금씩 실성해가는 자신을 느낍니다. 그런데 고통에 빠져 며칠을 보내다가 의식이 뒤엉켜 통제 불능의 상태로 접어드는 순간, 바로 지옥의 끝에 닿은 듯한 그 찰나에 오로빈도는 모든 고통을 초월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오로빈도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그 순간 그는 자신의 신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인도는 힌두교가 국교랍니다).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 열반에 이른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 오로빈도에게 이제 감옥생활의 고통은 오히려 우스운 일에 지나지 않게 되고, 그의 정신은 더욱 맑고 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오로빈도와 동료들은 따로 감금되어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되는 공판 장소를 오히려 반겼고, 만나면 큰 소리로 웃고 즐겁게 이야기 나누느라 바빴습니다. 공판이 거듭될수록 그들에게 재판 자체는 시시한 쇼에 지나지 않게 되었고 나중에 그들은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재판장에 앉아 느긋이 철학책을 읽기까지 합니다. 말 그대로 ‘유쾌한’ 감옥생활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1년 후 그는 무죄석방됩니다. 감옥에서의 수기로 더 유명해지고 내면이 더욱 단단해진 그는 출옥 후에도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합니다.

2011년, 우리가 오로빈도에게 주목하는 이유

힌두교인이 아니기에 오로빈도가 경험한 신성한 경지를 100%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육신의 한계를 초월하고 더 높은 차원의 정신력,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깊이 있는 유머와 여유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 어디까지 고매할 수 있는지 증명해준 오로빈도이기에 저급한 현대 문화 속에 휩쓸려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게다가 우리 역시 과거에 식민지배의 아픔을 겪었지요. 비록 영성으로 인내해낸 오로빈도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 고귀한 지성의 힘만큼은 우리 선조들에게서도 동일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편, 영성이라는 것도 우리 모두 자신의 정신과 영혼에 대해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낯선 이야기만도 아닐 것입니다.

오로빈도는 우리 인간이 ‘외계의 감각에 갇혀 감옥살이를 하는 수인(囚人)’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쫓기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적이지요. 번역을 해주신 김상준 선생님께서도 그래서 바로 지금 이 책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계십니다. 물질만능주의와 타인의 평가 속에 갇혀 죄수처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오로빈도가 이야기합니다. 감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는 게 감옥 같다면 그 감옥, 유쾌하게 즐겨라!


글 | 학술팀 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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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diaspora). 그리스 어로 ‘흩어진 사람들’을 의미하며, 우리말로는 이산(離散)이라고 번역한다. 고국, 가족,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처지를 말한다. 인류사에서 유대인들의 처지가 디아스포라의 전형이다. 한민족의 경우도 근현대사에서 디아스포라를 경험했다. 예컨대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사람들과 재일교포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이 명실공히 다문화사회로 진입한지도 수 년,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떠나고 들어오고 있다. 나나 내 가족이 어느날 이민을 결심해서 이주자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이주자가 갑자기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제 디아스포라는 나와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대학교 남호엽 교수는 <글로벌 시대의 다문화교육>에서, 디아스포라가 무엇인지, 디아스포라를 겪는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밝히고 있다.


근대사회는 이주의 시대이며,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이동은 자연스러운 삶의 형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주 현상은 익숙한 곳의 테두리를 벗어나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과정이다. 이주자들이 낯선 곳에 직면하는 현실이 예사롭지 않다. 근대사회에서 이주 현상은 중립적이지 않고, 그 자체로 사회정치적인 과정이다. 이주 주체에게 새로운 공간은 뿌리내림과 정체성의 도전 장소이다. 특히 이주자들은 디아스포라(diaspora)의 처지에 있으며, 그(그녀)는 다문화사회의 소수자라고 말할 수 있다. 디아스포라 주체는 분열적인 존재 양태를 보인다. 디아스포라 주체에게는 일상생활의 관행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국민 국가가 만든 제도들이 억압적으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아스포라에게는 조국(선조의 출신국), 고국(자기가 태어난 나라), 모국(현재 '국민'으로 속해 있는 나라)의 삼자가 분열해 있으며 그와 같은 불열이야말로 디아스포라적 삶의 특징이라고… 다수자는 대부분 자신의 선조와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 그 나라에 '국민'으로 속해 있다. 즉 조국·고국·모국이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삼자의 지배적인 문화관이나 가치관은 서로 많이 다르고 자주 상극을 이룬다"(서경식 2007:114).

디아스포라 주체는 분열적인 자아를 가지며, 이것 때문에 삶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이 고통은 단지 심리적인 차원, 주관적인 정서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개입한다. 이른바 국민국가가 질서화한 일상생활의 관행들이 있으며, 이것은 디아스포라 주체들에게는 삶의 질곡이 되기도 한다.

서경식 선생은 일본에서 대학교수로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이다. 재일한국인으로 그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항상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여권의 재입국허가 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공교육을 받고 세금을 내면서 학자로서 살아가고 잇는데, 해외에 나갔다가 입국할 때 '허가' 여부가 기한에 의해 조건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테니 설명을 덧붙이자면, 내 국적은 한국이기 때문에 나는 대한민국이 발행한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해외여행을 할 수 없다. 내가 태어나 자라고, 직장과 집이 있고, 가족과 친구가 사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내가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일본 법무성의 '재입국허가'가 필요하다. 나는 일본에서 '특별영주'라는 카테고리에 분류돼 있다. 이것은 재일외국인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가장 안정된 법적 지위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입국허가 없이 일본 밖으로 나가면 다시 입국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아니, 원칙적으로 재입국허가 없이는 재입국할 수 없다."(같은 책 p.194)

국민국가는 안정된 질서를 추구하며, 애매한 위치에 있는 주체들, 즉 이미 정해져 있는 경계들 주변 언저리에 서 있는 주체들에게는 매우 억압적이다. 국민국가의 경계는 안과 밖의 구분이 뚜렷하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계는 매우 차별적이다.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정치적인 이유이든 경제적인 이유이든 간에,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우 상당한 통제 기제가 작동한다. 이 경우 경계는 절대 고정 불변의 상황인가, 통제 기제가 추구하는 의미의 질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존엄하게 해주고 있는가? 경계가 가변적이라면,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를 지향하는 과정 속에서 어떤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인가? 통제 기제가 자연화된 것에 불과하다면, '해체'와 '재구성'이 가능하다면, 역시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져본다. 사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의 모색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경식 선생은 왜 일본에서 태어났는가? 그의 부친은 왜 일본으로 이주했는가? 왜 그의 가족들은 고난의 인생을 살았는가? 이러한 문제는 단지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평양 전쟁과 전후 일본사회의 성립, 한반도의 분단 등과 같은 역사적 국면들이 있고, 더 근본적으로는 사회의 역학 기제가 자리한다.

서경식 선생과 가족들의 생애사는 주로 정치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표면화된다. 물론 디아스포라 현상의 근원에는 경제적인 차원들이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의 팽창 과정 속에서 근대 사회는 모순이 응축 되었고, 이러한 상황이 개인사나 가족사에도 개입하고 있다. 그런데 디아스포라의 상황은 단지 동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디아스포라의 사례들은 인류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흔히 다문화사회의 전형으로 미국사회를 언급한다. 미국사회는 이주의 역사 그 자체이다. 원주민들이 사는 땅에 유럽 백인들의 이주가 있었고, 곧바로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흑인 노예들이 이주했다. 특히 흑인 노예들의 이주는 비자발적인 선택 혹은 강제 이주의 상황인 만큼 비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름 하여 'Black Atlantic diaspora' 상황이 발생하면서 다인종, 다종족, 다문화사회의 전형을 창출했다(Dwyer 2005: 501). 물론 20세기에 와서 수많은 아시아계 디아스포라가 미국 사회에 편입되기도 했다. 아울러 유럽의 경우도 다른 지역에서 이주 현상이 발생하였고, 디아스포라 현상이 일상화되었다.

이렇게 디아스포라는 소속감의 장소가 여러 곳이며 여러 경계들을 넘나드는 삶의 형식이다. 그래서 디아스포라 주체는 고정된 '뿌리들' 혹은 기원들에 도전하는 정체성을 가지며, 초국가적인 결속과 연결을 선호한다(Dwyer 2005: 501). 이렇게 디아스포라 공간을 사유하면서 가장 인상적으로 직면하는 실체들 중 하나가 바로 경계(boundary)이다. 디아스포라 주체에게 현실은 항상 경계들의 등장이며, 이 경계들과 관계 설정이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즉 디아스포라 공간은 포함과 배제, 소속감과 타자성, '우리들'과 '그들'의 경계들이 경합하는 지점이다(Dwyer 2005: Fortier 2007: Crang 1998). 따라서 디아스포라 공간은 곧바로 정체성의 장소들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한다.

정체성의 장소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계를 확보하고 있다(Pratt 1999). 하나의 장소가 고유성을 가지려면 다른 장소와 관계를 설정하면서 차별화 계기가 있어야 한다. 차이나타운이 하나의 장소로서 독특함을 유지하려면 그 장소 내부에서 고유한 성질들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장소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독자적인 경관들, 사회적 관행들이 있어야 한다.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그 장소에 자리한 경관과 관행들에 애착과 소속감을 가진다. 그런데 이러한 경관과 관행들이 누군가에게 이질적인 느낌의 구조를 만든다면 그 사람은 외부자인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장소는 일정한 차별화 전략의 산물이며, 그 장소는 영역화(territorialization) 과정이 작동한 결과물이다(Paasi 1997). 여기서 정체성의 장소는 공간 스케일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가진다. 그 장소는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 고장, 우리 지역, 우리나라가 된다. 그래서 향토와 모국은 각각 지역적인 스케일과 국가적인 스케일에서 애착심을 야기하는 장소이다.

장소에 대한 애착은 장소감(sense of place)에 기초한다(Rose 1995).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애착이 가는 공간은 동일시의 장소감을 부추긴다. 나와 우리는 그 장소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한다. 디아스포라 주체들에게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이주근로자로 와서 안산시 원곡동에 거주하는 사람은 그곳에 위치한 이슬람사원을 찾는다. 다문화마을로서 원곡동과 이슬람사원은 이주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그곳에서 단지 의식주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마음의 의지처가 필요하며, 그 역할을 종교시설이 해낼 수 있다. 그래서 안산시 원곡동은 다문화마을 특구로서 장소화되었는데, 그곳에서도 이슬람사원과 같은 경관들이 그곳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아울러 디아스포라 주체들에게 '배려의 정치'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바로 '장소의 정치'가 된다. 즉 다문화주체들이 소속감와 동일시라는 심리 기제가 발생할 수 있는 근거로서 장소 만들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반도에서 다문화장소의 탄생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다문화장소는 국토의 순결을 망치는 외래사조인가? 국토가 새로운 다양성, 역동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걸음 더 나아가 이미 한반도에 살아왔던 사람들은 다양한 이주의 결과물들이 아닐까?

글 제공 | 뉴스인북 이진의 기자 (lifeinbook@gmail.com)
원문 출처 | <글로벌 시대의 다문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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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4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한국 총 실업률은 3.5%이지만, 청년 실업률은 그 2배 이상인 8.3%에 달한다. 88만원 세대,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업하는 졸업예정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등의 신조어에서도 이러한 청년층의 취업한파가 그대로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청년층 중에서도 취업 한파를 더욱 심하게 느끼는 계층이 있다. 바로 “순수 인문”을 전공한 학생들이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 코리아'에 올라온 4년제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모집 공고들

취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모집공고들을 보면, ‘상경계열 전공자’를 뽑는다는 글은 있어도 ‘인문계열 전공자’를 뽑는다는 글은 거의 볼 수 없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인문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역사학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박사과정 졸업 후 취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길은 물론 교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수직이 충분히 많지 않으므로 결국 일부는 다른 직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기 전문 분야를 살리면서 취직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공학 분야 같은 경우 굳이 대학이 아니라도 연구소나 일반 기업에 들어가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문학 전공자들은 40대 중반이 되도록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느라 고생하며 모멸을 감내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시장에서 ‘인문대생’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낮다. 그러나 정말 '인문학’ 전공이 취업에 불리하기만 할까? 대기업 임원, 방송국 PD, 금융권 임원들 중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인문학’을 전공한 것, ‘인문대’를 졸업한 것이 실무에 더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현 코오롱 신사업기획팀의 이수영 상무에게 ‘인문대생의 강점’에 대해 물었다.

Q: 인문대생이 회사에서 가지는 강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인문대생이 가지는 강점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인문'이라는 게 인간에 대해서 공부하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의미에서 책을 많이 읽고 세미나를 하고 그랬던 것 같구요.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사고의 깊이와 폭, 이런 것들이 인문대를 다녀서 더 많이 훈련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Problem Solving이라고 하죠? 매일매일 해결해야 하는 어떤 문제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회사는 매일매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때 정확하게 큰 그림으로 보고 그다음에 깊이 있게, 정확하게 근본적인 핵심 이슈에 대해서 빨리 파악해서 해결하는 능력이 굉장히 많이 요구되죠. 그런 사고 능력,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아주 많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 그런 것 같아요. CEO들에게 "어떤 책을 읽느냐"고 물으면 경영학 책을 읽는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고 역사책, 철학책, 소설책 이런 것들을 읽는다고 하죠.
 
Q: 딱 원하는 인문학 전공자의 상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A: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이에요.

경영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리더십하고 창조적 사고 능력이에요. 왜냐하면 나 혼자는 일을 못하거든요. 여러 사람들이 같이 해야만 되는 것이고, 나 혼자 하면 천년만년이 돼도 못합니다. 조직, 즉 여러 사람이 같이 일하는 조직에서 여러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끌어주는 능력, 그게 리더십입니다.
 
매일매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이것은 이런 규정이 있어서 안 됩니다"라고 얘기를 하면 그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겠죠.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이렇게 보면 이렇게 해결할 수 있잖아요"라고 이야기를 해줘야죠.
 
그게 바로 창의성입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간상은 리더십하고 창의성인데 그게 있어야 문제가 해결되고, 문제가 해결이 되면 사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안 돼"라고 하는 것이 '되도록' 만드는 게 사업이라는 거죠.
 
리더십과 창의성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이 안다는 것을 뜻합니다. 나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일하게끔 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나갈 수 있는 인문학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와서 그런 부분들을 잘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회사에서 가장 원하는 사람이죠.


즉 기술적 능력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능력도 충분히 회사에서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적 능력은 토익점수나 자격증같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문학적 능력은 어떻게 길러질까?

인문대 출신(불어불문학 전공)으로서 금융계에 진출, 외환은행 부행장과 해외사업본부장까지 지낸 노찬 이수화학㈜ 상임고문은 사회 진출을 생각하는 인문대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우선 대학시절에는 전공에 충실해야 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전공에 올인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에 나가서 쓸모가 있을지 없을지를 미리 속단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인생은 지금 20대의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공에 충실하지 않은 인문대생은 그 가치가 떨어진다
 
어느 회사에서 독일 현지법인에 파견할 직원을 뽑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독문과 출신의 직원이 응모를 했는데 "독일어 시 하나를 암송해보시오"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런데 그 직원은 단 한 편의 시도 암송하지 못했다. 이 대목에서 여러분이라면 어떤 인상을 받았겠는가? 연이어 물어보니 단지 독문과를 졸업했을 뿐이지 독일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독일의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무늬만 독문과 출신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독문과 출신을 보낼 필요 없이 경영대 출신 중에서 독일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직원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둘째, 외국어 서적을 최소 1만 페이지는 읽어야 한다. 

 1만 페이지라고 하면 언뜻 그 분량이 잘 와 닿지 않을지 모르나, 300페이지짜리 책 33권으로 대학 4년 동안 1년에 8권 정도 읽는 셈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문대 졸업생 중에는 1만 페이지는커녕 1,000페이지도 읽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으며 심지어는 500페이지도 채 읽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을 본 적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인문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인문대 출신이라는 장점을 포기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최소한의 권고량이다.
 
셋째, 목표를 정하고 일정한 금액의 돈을 모아보기를 권한다.

인문대생은 공부하는 분야의 특성상 돈, 경제, 경영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돈을 주제로 이야기하기를 썩 즐기지 않는다.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뭔가 통속적이고 저급한 주제로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문대생도 경제, 경영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결국은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문대생이 경제나 경영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돈을 모아보는 것이다.
 
물론 "나는 등록금도 내가 벌어서 학교도 간신히 다니는데 무슨 돈을 모아 보란 말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당신 같은 경우야말로 돈을 모아보아야 한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의 부유하지 않은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돈과 정면승부를 해야 하며 대학시절의 경험은 그것이 실패의 경험이라고 하더라도 평생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실용만을 강조하고 있다. 대학조차도 취업률로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순수 인문’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문대’만의 장점을 살려 취업을 준비한다면, 바늘구멍 같다는 취업문도 좁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글 제공 | 뉴스인북 조애리 기자 (joari80@gmail.com)
원문출처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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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emundang 2010/08/04 16:01 / Delete / Reply

    정말 좋은 말씀이네요. 대학생들이 새겨들어야할 것 같아요.
    저도 대학시절 독서를 소홀히 한 것을 후회하고 있죠.
    지금부터라도 한권씩 읽으려구요. 인문쪽 말이에요.
    그러면 불혹을 넘어설 때, 좀 괜찮은 아줌마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ㅎㅎ

    • 네,인문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지만 대학생 전체, 청년 모두를 위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한데 그것들이 토익점수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인문학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는 근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예문당님은 심지어 논어를 읽으셨자나요?^^

      by 사평 at 2010/08/05 09:17 /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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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 전해드립니다.(설마 저희만 기쁜 건 아니겠죠? ^^)

출판사 편집자들이 꼽은 '2010년 상반기 최고의 책'에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가 뽑혔습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지난 6월 20여개 출판사 편집부를 대상으로 상반기 결산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설문 내용은 '2010년 상반기 최고의 책',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출판사', '상반기에 놓치면 아쉬운 책' 등이었는데요, 감격스럽게도 '상반기 최고의 책'에 <삼성을 생각한다>가 뽑힌 것입니다.
 
'예스24' 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20곳 출판사 중 절반이 넘는 13곳의 편집자들께서 <삼성을 생각한다>를 꼽았다고 합니다. 저희와 같이 애지중지 책을 다듬고 만드는, 또 어떻게 보면 저희와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다른 출판사 편집자들께 '인정'을 받은 것이기에 그 기쁨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예스24' 사이트에 실린 관련 내용을 옮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상반기 최고의 책을 꼽아달라는 질문의 응답결과는 확연했다. 창비, 21세기북스, 위즈덤하우스 등 절반 이상의 출판사 편집인들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을 꼽았다. 언론도 건드리지 않는 삼성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서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이었다. 출간 이후 책의 내용을 증명이라도 하듯, 언론이 보여준 냉담한 반응은 오히려 독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사회평론 편집부는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출간 후 반응을 정리하여 <삼성을 생각한다 2> 두 번째 이야기로 펴냈다.

창비의 김성남 차장은 "거대 기업의 언론통제를 개인들이 소셜 네트워크 환경을 통해 열어나갔다. 이러한 방식이 미친 정치적 각성이야말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덧붙였고, 랜덤하우스 백지선 팀장은 "사법부는 삼성에 면죄부를 주었지만, 국민들은 김용철 변호사의 이야기에 높은 호응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국 사회를 읽을 수 있는 단서"라고 이 책을 상반기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기타 여러 편집자들이 "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추천 사유를 덧붙였다."

그밖에 '상반기 최고의 책'으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그리고 하루키의 <1Q84>,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덕혜옹주> 등의 책이 추천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체 내용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또한 '예스24' 사이트에는 <삼성을 생각한다>의 편집자인 학술팀 김태균 대리의 인터뷰 기사도 동영상과 함께 실려 있습니다. 인터뷰에는 편집자로서 지금에서야 털어놓을 수 있는, 이 책의 출판 배경과 편집 과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예컨대, 김 대리는 "처음 원고를 읽었을 때 이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했다"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을 낸다고 하더라도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볼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또 자신의 '스타일'과는 다른(?) 김용철 변호사를 만나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고충도 살짝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인쇄소에서 나올 때까지 이 책은 사회평론이 만들었죠. 그런데 책이 나온 순간 우리 손을 확 떠나버렸어요. 책이 혼자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사건을 만들며 제 존재를 증명하더라고요."

덧붙이자면, <삼성을 생각한다>가 자신의 그렇듯 존재를 증명하고 '상반기 최고의 책'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게 된 것은, 무엇보다 존재 증명의 과정에 적극 동참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독자, 네티즌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기쁨이 저희만의 기쁨은 아닌 게 맞죠? ^^;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삼성을 생각한다>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꾸벅!!

김태균 편집자의 인터뷰 기사 전문과 동영상을 보시려면,
아직도, 더 많이 삼성을 생각(해야) 한다 - <삼성을 생각한다> 김태균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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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emundang 2010/07/23 07:53 / Delete / Reply

    축하드려요. 저도 참 인상적으로 읽은 책이었지요.
    더 밝은 내용으로... 다시 1위 자리에 오르시면 좋겠어요. :)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요. 그런데 그날 날이 올까요? ^^;

    • 저자인 김용철 변호사께서도 "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이 사회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회인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씀하셨죠. 예문당님 말씀처럼 밝고 따뜻한 얘기를 담은 책들이 더 많이 사랑받는 때가 오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그런 날이 오도록 함께 노력해야겠죠. ^^;

      by 사평 at 2010/07/23 10:03 / delete
  2. 추양 2010/07/23 18:46 / Delete / Reply

    정말 기뻐요^^ 축하드립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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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관심을 쏟고 있는 동안 그만 상반기가 끝나버렸네요.
그 바람에 미처 올 상반기 사회평론에서 펴낸 책들을 살펴볼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요,
다소 뒤늦었지만 올 상반기 독자님들께 선보인 사회평론의 책들을 아래에 간략히 소개 드립니다.

영어학습서와 학회지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림상이 비교적 단촐합니다.
그렇지만 책 한 권 한 권이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와 무게는 일당백이라고 자부합니다.
실제 대부분 책들이 분량도 만만찮고 가격도 좀 쎄죠? ^^;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지음 | 2010-01-29 | 476쪽 | 22,000원
감히 주장하건대 올 상반기 최대의 문제적 도서. 저자가 7년간 직접 보고 겪은 삼성의 추악한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 책은 '삼성공화국'에서는 결코 화제가 되어선 안 되는 불온도서였다. 당연히(?) 주류언론들로부터 보도는 물론 광고조차 거부당했다. 그럼에도 이미 15만 명에 가까운 독자들이 이 책을 구매함으로써 '진실'의 행렬에 동참했다. 

브루스 트리거의 고고학사 | 브루스 트리거 지음 | 성춘택 옮김 | 2010-02-26 | 632쪽 | 30,000원
고고학사를 하나의 독립된 고고학 분과로 발전시킨 고고학사 연구의 백미.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인 고고학이 '현재'의 사회, 문화 및 지성과 어떤 연관을 맺고 변화, 발전해왔는지를 '존재론적 유물론과 인식론적 실재론의 시각'에서 정리했다. 1989년 초판을 새롭게 고쳐 쓴 2006년 개정판을 성춘택 경희대 사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미디어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形象權) | 유일상 지음 | 2010-03-05 | 575쪽 | 30,000원
'방북사건'의 주인공 임수경씨의 결혼식 장면을 호화 웨딩드레스가 유행한다는 TV뉴스 보도의 자료화면으로 방영했다면 이에 대한 초상권 침해 여부는? 저작권법, 특히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저작권과 사생활권의 중간 영역에 놓인 퍼블리스티권(형상권)에 대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실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제의 정답은 책 속에!

글로벌 시대의 다문화교육 | 원진숙 외 지음 | 2010-03-22 | 294쪽 | 18,000원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명, 다문화가정의 초중고생만도 약 2만5천 명에 이르고 있는 현재, 백의민족의 순혈주의는 더이상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서울교육대 다문화교육연구원의 전공 교수 7명이 전국의 교육현장에서 '다문화 교육론'을 가르칠 때 기본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집필한 책이다. 다문화라는 아직은 낯선,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세상으로 인도하는 하나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안전보장의 국제정치학 | 이수형 외 지음 | 함태영 박영준 엮음 | 2010-04-15 | 588쪽 | 30,000원
분단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도 안전보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한반도. 그럼에도 한때 이데올로기의 덧칠 없이는 '안전보장'을 논하기 어렵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면 민주화시대 안전보장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안전보장 연구의 기초적 이론서라 할 수 있다.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13 - 결합하라! 렐러나운의 관계대명사 문장 | 장영준 글 | 어필프로젝트 그림 | 2010-04-16 | 174쪽 | 9,800원
2006년 2월 첫 권을 출시한 이래 182주 동안 어린이 영어 부문 연속 1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러 시리즈의 13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복잡한 영문법 원리를 만화로 풀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7월말 14권이 나올 예정이며, 100만부 돌파를 곧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권장도서이자 (사)사단법인 영어교육평가연구회 추천도서.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수직 통합의 경제학 | 안현효 외 지음 | 2010-04-29 | 340쪽 | 30,000원
지난 10년 간 진행된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것을 토대로 전력산업의 합리적인 수직 통합을 제시한다. '민영화는 나쁜 것이고 공공성은 좋은 것'이라는 단순한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사례에 대한 연구와 경제적/법적/정치적/사회적/안보적/환경적 관점에서 바라본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그간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밝혀낸다.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 김경욱 외 지음 | 2010-05-12 | 356쪽 | 15,000원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언제나 인문학(Liberal Arts)과 기술의 교차점에 있었다"며 기술 혁신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의 인문학도들은 '어느 것도와 아무 것도 사이의 청춘'을 보내고 있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17명 선배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모았다.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 안휘준 지음 | 2010-06-23 | 392쪽 | 18,000원
중국미술의 많은 영향을 받았음에도 중국미술보다 더 뛰어나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한국미술의 우수성과 독자성에 대한 이야기를, '청출어람' 경지에 오른 약 60여 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그림과 글씨, 조선 후기의 청화백자조차 60여 점에 들지 못할 만큼 '청출어람' 작품의 선정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시민과 세계 17호 | 참여사회연구소 엮음 | 2010-07-01 | 465쪽 | 15,000원
참여연대의 부설연구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에서 참여민주사회를 위한 정책개발과 대안이론을 모색하는 글들을 엮어 펴내고 있다. 이번호 특집 주제는 '연대의 도전 그리고 활로'로 '친복지연대를 꿈꾸며' '노동 양극화와 연대의 위기' '시민운동과 연대의 과제' '분단 극복의 유일한 길 : 연대와 협력' 등의 글이 실렸다. 동시대 논점으로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삼성을 생각한다 2 - 그 이어지는 이야기 | 사회평론 편집부 엮음 | 2010-07-12 | 344쪽 | 7,800원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이후의 풍경은 우리 사회의 문제와 희망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 책은 <삼성을 생각한다>가 미처 그려내지 못한 그같은 현실을 자료와 기록을 통해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을 생각한다>와 <삼성을 생각한다 2>는 두 권으로 나눠진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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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만의 매력을 찾아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먼저 매력이란 사전적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이라고 합니다. 저도 저만의 매력이 있었으면 좋겠고, 각자 모두들 자신만의 매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들 생각합니다. 그것은 또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죠. 

그래서 다들 자신감있는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나섭니다. 그런데 대체로 우리는 이런 매력을 외부에서만 찾고 외적으로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정작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진정한 매력을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크게 확대해보면 우리는 문화에서도 이런 면을 종종 발견하기도 합니다. 특히 미술에서 우리는 한국미술만의 독특함이란 무엇일까 곰곰히 고민해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록 전보다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한국미술'의 본질적 특징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가 안 된 것은 사실입니다.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은 우리 미술만의 특징이 잘 담겨진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미술은 특히 일본과 중국 미술 사이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한국미술만의 매력보다는 우리가 중국에서 받은 것이나 일본에 준 것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래서 저자 안휘준 교수는 한국미술은 정확히 어떤 미술인지 함께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위해 한국미술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들을 통해 한국미술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중국미술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음에도 그들보다 뛰어난 경지에 올랐던, 중국미술에서는 발견할 수 없던 한국미술 작품들만을 골라 한국미술이 어떤 미술인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은 단순히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문화재 이야기가 아니라 지난 수천년간 한국미술이 중국미술과의 관계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매력을 어떻게 발현했으며 동아시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미술을 '청출어람'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청출어람에 오른 작품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백제 금동대향로] 고대인들의 우주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먼저 백제의 금동대향로입니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중반 부여의 능산리 고분군 주변을 발굴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향로입니다. 이 작품이 발견될 당시부터 끊임없이 정말 백제 작품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대형의 향로는 지금껏 한국을 비롯해 중국에서도 발견된 사례가 없던 터라 더욱 그러했죠. 그래서 2000년대 초반 이 향로만을 위한 학술대회까지 개최되었고 백제 금동대향로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조사가 이루어졌고 지금 이 작품은 중국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든 한국작품으로 판명났습니다. 

향로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의기(의례용 기물) 중 하나로 불교와 도교적 성격이 강한 기물입니다. 대체로 향로의 기원을, 미술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중국의 남북조시대 불상을 보시면 불상의 대좌 아래 사자와 함께 향로가 표현된 것을 발견할 수 있구요, 끝이 뾰족하고 몸통이 둥글고 큰 이와 같은 형태의 향로를 '박산향로'라고 합니다. 기록상 한나라 때부터 사용된 향로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 향로에서 주목되는 것은 다양한 도상이 매우 다채롭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화려하게 장식을 했다기보다 특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각각의 도상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각 도상들은 고대인들이 생각하는 우주관에 따른 상징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도 여러 향로들이 있습니다만 이와 같이 다채로운 도상을 활용한 대형의 향로는 현재까지 발견된 바가 없습니다.

[신라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국적 논란... 신라불상으로 보는 까닭은?

다음은 신라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입니다. 한국미술 관련 대형 전시 때 꼭 한번씩 출품되는 단골 불상이죠.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두 점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삼산관을 쓴 반가사유상으로 국보 83호에 지정된 작품입니다. 몇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되기 전에 두 불상이 함께 전시되어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편 이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학자들 사이에서 국적 논란이 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시대 불상을 보는 양식적 관점에 따라 그 국적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에서 안휘준 선생님은 한국, 중국, 일본의 불상들의 특징을 고려할 때 백제보다는 신라가 제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얼굴 표현에서 이목구비와 턱 등의 표현양식은 다른 신라불상과 그 계통을 같이 하는 점이 신라 불상으로 보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이 불상은 일본 교토 고류지의 목조미륵반가사유상과도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일본의 불상은 재질상 한국의 소나무를 사용한 것이 확실한 작품인데다, 이 작품과 관련한 <일본서기>의 문헌기록으로 볼 때도 신라에서 들어온 불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일본 고류지의 미륵반가사유상은 사실 원래 지금의 모습은 아닙니다. 1920~30년대 보수를 하면서 몇 밀리미터씩 불상을 깎아 지금의 모습이 되었답니다. 따라서 보수전 사진을 찾아 보면 지금보다 약간 통통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답니다.

이렇듯 신라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으면서도 일본 불상조각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조각으로 7세기 불상조각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가히 청출어람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일신라 석굴암] 불교미술의 결정체

석굴암은 누구나 한번쯤 다 가본 아주 유명한 유적지이지요. 석굴암의 조성배경이나 이후 석굴암 보수공사 등에 대해서는 여러 책들을 통해 많이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석굴암은 그 기원을 인도와 중국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 지역들의 석굴양식이나 불보살상의 배치는 차이을 보이고 있습니다. 석굴암을 이야기하기 앞서 경북 군위의 삼존석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군위의 삼존석굴은 석굴암이 조성되기 이전 한국의 석굴사원 조성의 기원과 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군위 삼존석굴은 분명 석굴암에 비해 규모와 표현기법 등의 면에서 뒤떨어지나 석굴암이 조성될 수 있는 배경이 된다는 점과 삼국시대 불상 양식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는 석굴입니다.

이러한 석굴 조성은 석굴암에 와서 완성이 되었고 이후 충북 월악산의 미륵리사지 등까지 석굴 조성의 맥은 이어집니다. 다만 석굴암에 비해 조형적 완성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토착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석굴암의 본존과 좌우의 보살 및 10대제자, 팔부중 등은 불교미술의 결정체입니다. 도상의 완벽한 이해에 따른 배치의 면에서 불교에 대한 독자적 이해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구요, 각 상들의 표현 방식은 당시 당나라에서 시작된 삼곡자세를 받아들이고 사실주의적 조각기법을 완벽하게 소화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8세기의 중국 당나라 불상과 일본의 헤이안시대 불상들과 비교해보면 먼저 최대한 장식을 줄이고 암질의 효과를 최대한 발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과 일본의 불상들은 재질상 같은 화강암을 쓰지 않는다는 면에서 우리 불상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석굴암의 경우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지나친 장식을 배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전체적으로 종교적 숭고미라고 하는 측면에서 종교미술만이 가지고 있는 완벽한 예술적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존불의 양식은 이후 8~9세기 통일신라 불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요,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좌상의 경우 무릎 앞 불의가 부채꼴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석굴암 조성 이후 통일신라는 정치적, 사상적으로 급변하면서 불교 조각에도 영향을 미쳐 경주를 중심으로하는 중앙 양식을 벗어나 점차 지역별로 토착화 지방화되는 양식을 보인다고 합니다.

[고려 수월관음도] 세밀한 표현과 색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

그리고 고려로 넘어오면...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미술문화재를 꼽으라고 하면 우리들은 주저없이 청자와 불화를 이야기합니다. 통일신라시대를 정점으로 불교조각이 전성기를 이루었다면 고려는 이와 달리 청자와 불화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물론 고려시대 불상조각 역시 대형의 철불이나 화려한 금동불, 목조불, 건칠불 등 다양한 조각상들이 있어 고려적인 특징을 잘 발현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고려불상은 통일신라시대에 비해 도식화된 측면이 강하고 조형적으로도 추상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고려 후기 조성된 불화는 그 이전 시대나 이후 조선시대와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고려를 대표하는 작품들입니다. 현재 약 130여점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들 중 약 10여 점만이 국내에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일본에, 그 외에는 미국, 프랑스 등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고려불화는 국적마저 중국이나 일본의 작품으로 알려져 그 존재가치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고려불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동국대의 정우택 교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고려불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고 합니다.

고려불화는 중국의 요대 불화나 원대 불화와도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특히 수월관음도의 경우 그 도상이 매우 유사하여 그들과의 문화적 교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 속에서 고려불화는 세밀한 표현과 색감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일본 역시 다양한 불화를 제작해왔습니다만, 고려불화가 가지고 있는 귀족적이면서 우아한 표현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고려불화를 보시면 대체로 조선시대의 불화에 비해 크기가 작고 단독상이거나 주요 불보살상만 표현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당시 고려불화가 단순한 구도와 불보살상을 표현한 것은 주 사용계층이 귀족이나 왕실의 사람들이고 이들이 사찰과 개인 저택에서 이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당시 지식인들로 불교의 교리와 사상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굳이 서사적인 설명을 작품속에서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현재 고려불화는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이라 고려 전기와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전통이 계승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고려 후기 이후 조선 전기 불화와의 관계는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강진 무위사의 <백의관음> 벽화를 비롯 강진 도갑사 이자실 필의 <32관음응신도>, 문정왕후 발원 불화 같은 왕실발원 불화에서 구도와 필선을 통해 고려불화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모방은 새로운 창작의 시초

지금까지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에 나오는 몇몇 작품들을 중심으로 시대적 특징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았는데요, 이들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문화는 배타성을 버릴 때 더 멀리 도약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국미술을 받아들였던 것처럼, 중국 역시 주변의 문화를 수용하고 받아들인 사례 역시 부지기수입니다. 지금의 잣대로만 보아서 마치 중국문명은 '한족'이 만든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구마라집같은 경전을 한자로 번역한 서역승이 없었더라면 중국의 불교문화도 발전 속도가 매우 더뎠겠지요. 인종이나 문화를 가리지 않고 중국 역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능동적인 수용자세를 보여온 것입니다. 그것을 과연 모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청출어람'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과거 선조들이 말하던 '방(倣)'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조선시대 많은 회화작품들을 보면 '倣 00산수' 등과 같이 누군가의 작품을 따라그렸다는 의미로 앞에 방(倣)이란 말을 넣습니다. 이 방은 예술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작가의 작품을 모방하면서 그의 예술적 경지를 체험하고 그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마음이 반영된 말입니다. 조선의 화가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화가들 역시 앞선 시대의 작가들과 작품을 '방'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적 경지를 일궈냈습니다. 동아시아 예술에서 하나의 전통이지요. 

이들의 모방은 단순히 베껴그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방작들은 작가들 자신만의 개성과 이해를 작품 속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청출어람'은 말 그대로 스승을 통해 스승을 넘어선 제자를 말합니다. 이들 중국과 조선의 화가들 역시 전대의 작가와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청출어람을 이루고자 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방이라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보다 뛰어난 이들의 작품을 통해 그 경지에 이르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경지로 나가려는 의지와 열망은 남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의 시초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이 가지고 있는 깊은 뜻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글 | 학술팀 밥(米)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반양장) - 10점
안휘준 지음/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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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입니다. 텔레비전을 틀어도 거리를 다녀도 모두 붉은 색입니다. 모두들 지난 밤의 축구 경기 결과로 이야기 꽃을 피우죠. 뜨거운 월드컵 열기 와중에 저희 출판사에서는 조용히(?) 한국미술에 관한 신간 한 권이 나왔습니다.

 (짜앙~ 바로 이 책이어요)

이름하야...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이 책의 저자는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입니다. 
근데 왜 '청출어람'이냐고요? 그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은 같은 한국미술은 대체 어떤 미술일까? 그 개념을 확실하게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이 책에서는 한국미술에 많은 영향을 준 중국미술을 뛰어넘어 독보적인 경지에 이른 한국미술을 '청출어람'이라고 규정하고 이 경지에 오른 한국미술을 중심으로 한국미술의 특징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음...
먼저 안휘준 교수에 대해서 간략하게 부연 설명드리자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술사학자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아마도 학계를 제외하곤 그간 대중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아 "그런가?"하고 의문 부호를 던질 수 있겠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나 최근 출간된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의 저자 이태호 교수 등을 가르치신 선생님이랍니다. 

 (바로 이 분이 안휘준 교수님입니다. 앙~다문 입매가 무서우신가요? ㅎㅎ)

근데 단지 유명인의 스승이라서 대단하시냐고요? 그건 결코 아닙니다. 유홍준 교수나 이태호 교수 등과 같이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미술사학자들 대부분이 안휘준 교수가 그동안 닦아 놓은 한국미술사를 위한 기초 위에서 성장할 수 있었답니다. 해방과 한국전쟁 후에 폐허만 남은 우리 미술사, 먹고 사는 데 급급해 "그림이 뭐간디, 밥 한술 먹어주냐" 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쭉 '문화는 미래의 쌀'이라고 생각했던 분 중 한 분이랍니다. 다행히 1990년대 이후 우리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바로 알자는 공감을 형성하고 이땅의 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게 된 것도 이처럼 연구실에서 그 기초를 닦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흠... 생각해보니 이 역시 또 하나의 '청출어람'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군요.

각설하고.  
지난 6월 14일 월요일 저녁 6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화정박물관에서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의 저자 안휘준 교수님의 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 한국일보, 연합뉴스, 문화일보, 서울경제신문 등 일간지와 유니온 프레스, 뉴데일리 등등 인터넷 매체의 기자분들께서 참석해 주셨습니다.

(화정박물관의 주요 관계자 및 실무자, 미술사학계, 각 언론사 기자 등등 약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각 언론사의 여러 기자들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는 이 책의 모태가 되었던 화정박물관의 '화정미술사강연'의 여러 관계자 분들도 함께하셨습니다. 화정박물관 관장님을 비롯 '화정미술사강연' 기획위원인 서울대 이주형 교수 및 홍선표 이화여대 교수, 화정미술사강연에서 강연을 하셨거나 앞으로 하실 4분의 강연자분들도 함께하셨습니다. 게다가 미술사학계에서도 한국미술사학회장 최공호 교수를 비롯 여러 연구자들도 오셨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 중인 안휘준 교수님)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우리 미술작품 선정에 대한 질문 중인 기자와 조촐하기 그지 없는 몸매의 00)

기자간담회 중에 홍선표 이화여대 교수님의 질문도 있었는데요, 왜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와 그림이 빠지게 되었는지 안휘준 교수님께 물어보셨습니다.

안휘준 교수님은 추사의 경우, 비록 뛰어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예술가임은 틀림없지만 그의 작품을 볼 때 그것이 꼭 중국의 왕희지나 조맹부의 서체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없는 데다 중국풍이 확연해 한국성이 일부 결여된 점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청출어람'의 경지에 든 작품들은 모두 한국적 색채가 강하면서도 보편성을 확보한 작품들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랍니다.

                      (기자간담회 후 화정박물관이 마련한 저녁식사 중인 여러 참석자들)

                     (간담회가 끝나고 환담을 나누는 서울대 이주형 교수님과 싸~장님)

                               (행사 후 한자리에 모인 한국미술사학계의 거목들) 

마지막 사진은 저자 안휘준 교수님과 한국미술사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로 불리는 여러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입니다. 좌측부터 초상화 분야의 대가 조선미 성균관대 교수, 한국불교조각 분야의 대가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 그리고 맨 우측은 우리나라의 중앙아시아 미술사를  개척한 권영필 상지대 석좌교수입니다. 이 분들은 화정박물관의 '화정미술사강연회'의 주요 강연자들이기도 합니다.

그 시각 우리는... 호랑이는 굶어도 풀은 안 뜯어먹듯, 프로들은 밥을 나중에 먹는다는 사회정의를 구현 중이었습니다. T.T

     (밥은 언제라도 먹을 수 있다며 걱정게이지 따위는 낮춰 달라는 강철 같은 의지의 손바닥)

이 날의 기자간담회는 저녁 6시부터 약 2시간 가량 진행되었구요, 안휘준 교수님은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의 서문 낭독을 통해 이 기자간담회를 연 목적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왜 한국미술이 청출어람이라고 불리는지, 청출어람으로 선정되지 못한 여러 작품들은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사실, 저희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었고, 행여나 행사 당일 기자들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행사를 준비하는 내내 좌불안석이었죠. 그러나 다행히도 기자간담회는 큰 문제 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

                   (학술팀 국보자매 00양과 00양 성공적인 간담회를 기원하며...)

글 | 학술팀 밥(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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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한국미술, 中 영향 받았으나 더 높은 경지 올라"(조상인 기자)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반양장) - 10점
안휘준 지음/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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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류화개 2010/06/17 09:53 / Delete / Reply

    근데 청출어람의 경지를 이룩한 우리 미술품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짝 보여주시면 좋겠네요^^

    •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책 안내 및 책에 실린 주요 작품에 대한 소개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 다른 포스팅을 통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by 사평 at 2010/06/17 10:39 / delete
  2. 추양 2010/06/17 10:24 / Delete / Reply

    앗.....선배님 정말 고생많이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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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학술원(이하 학술원)에서 매년 선정하는 우수학술도서에 올해 사회평론의 책 가운데 2권이 선정되었습니다.^^V 마이크 파커 피어슨이 쓰고 경북대학교 이희준 교수가 옮긴 <죽음의 고고학>(고고학 분야)과 서울대학교 이주형 교수가 책임편집을 맡고 총 8명의 연구자들이 공동집필한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 유적>(미술사 분야)이 바로 그 2권입니다.

우수학술도서란?

학술원(http://www.nas.go.kr)은 우리나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의 학자들과 학문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자 1954년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단체입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 15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연구지원, 국제학술교류, 학술정책생산 등의 주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년 우수학술도서를 선정하는 것도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수학술도서는 말 그대로 그 해에 출간된 기초학문 분야의 우수한 학술서를 선정하고 각 대학이나 연구소에 보급하는 사업입니다. 즉 역사가 60년을 향해 가는 권위 있는 국립학술단체가 해당 학술서적의 내용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셈이죠. 그러다 보니 책을 저술, 번역, 출판하는 데 있어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어야겠다고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정 여부가 어느 정도는 필자나 역자, 출판사 모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

아래 올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죽은 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죽음의 고고학>

죽음의 고고학 | 원제 The Archaeology of Death and Burial | 마이크 파커 피어슨 지음 | 이희준 옮김 | 424쪽 | 2009-10-22 | 값 25,000원


미드 'CSI'를 보면 범죄의 단서를 찾기 위해 시체를 부검하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리고 늘 결정적인 단서는 시체에서 나오게 마련이죠.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시체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런 장면은 드라마적 허구만 조금 걷어낸다면 거의 대부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책 <죽음의 고고학> 역시 '죽은 이'로부터 시작하는 고고학 이야기입니다.

오래된 무덤이 한 기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화장(火葬)된 사체가 2구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뼈, 머리카락, 피부조직 등이 잔존물과 몇 가지 무기류와 옷가지가 나왔죠. 고고학자들은 이제 이 몇 가지 단서들을 가지고 그 사체의 주인공들이 살았던 당시의 사람들이 알았던 사실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기 시작합니다. 발견된 뼈와 조직은 그들이 몇 살까지 살았으며, 남성인지 여성인지, 어떤 음식을 먹고 살았으며, 어떤 병에 걸려 있었는지, 그들의 계급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식으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알려줍니다. 몇 가지 부장품을 통해 그들의 의식주 문화를 추적하고 축제 때는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등을 알아내지요. 분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 몇 가지 단서들에서 시작해 고고학자들은 죽은 이들이 살았던 당시의 정치 및 사회체제, 경제와 전쟁, 자연재해와 돌림병, 종교와 세계관까지 알아내기에 이릅니다.

이 책은 죽은 이를 통한 고고학 연구의 이론과 방법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학술서가 갖추어야 할 학술적 엄밀함을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그 내용이 말해주듯 책의 전개는 한 편의 추리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고고학을 잘 생기고 예쁜 도굴꾼들의 이야기(영화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에 나오듯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 혹은 허허벌판에서 깨진 돌조각을 맞추고 있는 심심한 학문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고고학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실 수 있는 책입니다.

지은이  마이크 파커 피어슨 | 영국 셰필드대학 고고선사학과 교수

장송의례고고학, 문화유산 관리, 사회인류학, 야외 고고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영국, 덴마크, 독일, 그리스 등에서 많은 고고학 발굴에 참여했고 지금은 마다가스카르와 스톤헨지 세계문화유산의 현장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Bronze Age Britain, Architecture and Order: Approaches to Social Space, Earthly Remains: The History and Science of Preserved Bodies(공저) 등이 있다.

옮긴이  이희준 |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교수

고고학 이론 및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한국 고대국가 형성과정을 고고학으로 해명하는 작업과 신라를 고고학으로 연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신라고고학연구>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인류의 선사문화>, <현대 고고학의 이해>, <현대 고고학 강의>, <Discovery!>가 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최첨단을 걷고 있는 인문학 분야의 연구 <동아시아 구법승과...>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 유적 - 인도로 떠난 순례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 이주형 책임편집 | 양장본 | 585쪽 | 2009-02-28 | 값 40,000원

한국이 1위인 분야가 은근히 많다는 점에 놀랄 때가 있습니다.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세계적인 저널에 우리 학자들의 논문이 게재되는 일이 심심치 않죠. 가장 높은 빌딩을 짓고, 가장 많은 배를 만들고, 가장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도 한국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1위 혹은 첨단을 걷고 있는 분야는 자연과학이나 공학 등에만 있지 인문학 분야에서는 찾기가 힘듭니다. 여전히 인문학에서는 외국의 유명한 학자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어떤 책이 나왔는지에 대해 빠르게 들여다보고 번역하고 그들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아직도 발 빠른 수입업자가 먹힌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이 책은 다릅니다. 우리가 1등인 책이기 때문입니다.

3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성지를 순례하고 불경의 원전을 찾아서 인도로 떠난 일군의 중국, 한국, 일본 승려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서유기>의 실제 주인공인 현장법사도 있었고 <왕오천축국전>으로 유명한 신라 스님 혜초도 포함되지요. 이들 동아시아 승려들을 구법승이라 부르는 바, 이 책은 이들 구법승의 행로를 복원하고 주요 유적지를 직접 답사해 불교 유적을 실제로 조사, 정리한 책입니다.
 
불교와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학제적인 연구팀을 만들고 총 3년에 걸친 연구를 시작합니다. 600여 권이 넘는 기초 문헌들을 정리하고 10여 명에 이르는 조사팀이 평균 한 달의 일정을 소화하는 인도 현지답사를 3번이나 떠났습니다. 이들은 돌아와 다시 자료를 정리하고 집필을 시작해 이 책을 쓰게 됩니다.

앞에 하던 이야기를 다시 이어볼까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연구성과 등은 실제로 전 세계에서 우리가 가장 첨단에 있는 분야입니다. 인문학 분야에서 이런 일은 쉽지 않죠.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이자 책임편집을 맡은 이주형 교수는 간다라 미술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며 다른 공저자들 역시 불교사, 불교사상사, 불교미술사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최신의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 드림팀이 탄생시킨 이 책은 그래서 이 분야의 첨단입니다.

우리의 인식 속에서 한국의 인문학은 여전히 수입상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심지어 인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흔한 생각이지요. 그래서 연구의 목표도 수준도 결과도 계속 남들을 따라가는 정도에만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묵묵히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에 도전해 그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문학이 있으며 그런 인문학을 담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의 출판사들이 한국의 인문학 출판사로 책의 번역 판권을 구매하겠다고 찾아오는 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임편집  이주형(李柱亨) |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미국 버클리대학 미술사학과에서 인도미술과 불교미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버클리대학 누마타불교학 초빙교수를 지냈고, 미술사와 시각문화학회 회장, 한국중앙아시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글 | 학술팀 다돌 & 명륜동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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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거북이 2010/06/10 13:53 / Delete / Reply

    그렇구나....!

    • 네, 그렇습니다...^^;

      by 사평 at 2010/06/11 09:08 / delete
  2. 권대협 만세 윤은혜 만세 2010/06/16 18:44 / Delete / Reply

    아.. 다돌님의 말투가 문투에도 고스란히...생생히 들리네요ㅋㅋ 다소 어려워보이는 책 내용도 재미있게 소개해주시고...역시...언제나 존경합니다...명륜동 전지현님...시체란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군요...감사합니다..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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